1989년 8월 23일,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국민 200여만 명은 세계만방에 자유와 독립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기 위해 620km 인간 띠를 만든 '발트의 길' 시위를 벌였다. 1939년 8월 23일, 이 지역에 대한 권리를 소련에 넘겨준 독일-소련 불가침 조약으로 발트 3국이 소련에 편입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을 맞아 열린 시위였다. 

발트해 연안 3개국 국민 700여만 명 중 약 200만 명이나 참석한 사상 최대의 인간 띠로 만든 독립 염원 시위였다. 

이 띠는 세 나라의 수도인 리투아니아의 빌뉴스, 라트비아의 리가, 에스토니아의 탈린에 이르는 620㎞를 인간 띠로 연결한 행사다. 3국의 시민들이 오후 7시를 기해 기나긴 길 위에 동시에 늘어서서 서로의 손을 잡고 15분간 독립과 자유를 외쳤다. 3국 국민의 독립과 자유를 향한 열망이 간절한 행사였다. 이 행사는 '발트의 길(Baltic Way)'이라는 이름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인간이 만든 가장 긴 띠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발트 3국은 이민족과 강대국의 지배를 받아오다 18세기에 러시아 영토가 되었다. 1918년 독립해 공화국이 되었으며, 1934년에는 발트 3국 동맹을 체결했다. 그러나 1940년에 다시 소련에 합병되어 1941~1944년까지 독일군의 점령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소련의 통치하에서 민족공화국으로서의 명맥만 유지했다.

이후 소련 고르바쵸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으로 개혁과 개방의 열망이 활활 타올랐지만, 조그마한 이 세 나라의 독립을 향한 열망에 관심을 가지는 나라는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손에 손을 잡고 거대한 인간 띠를 형성한 채 목이 터져라 독립을 외쳤다. 마침내 세 나라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독립을 쟁취해냈다. 인간 띠를 통한 자유의 열망이 성공적으로 끝이 나고 발트 3국은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기적의 자유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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