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AI 코로나 앱 개발 허준녕 전문의

대한응급의학회 2021 춘계학술대회에서 관심이 많았던 분야 중 하나가 의사로 창업하기 : 4차 산업에 뛰어든 임상의사섹션이었다.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이면서 스타트업 CEO인 기동훈 대표가 좌장으로 진행한 이 섹션은 4차 산업 전반에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낸 임상의사들의 강의를 통해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의료를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를 리딩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세계 첫 AI 코로나 앱을 개발하고 관련 논문도 발표한 허준녕 전문의(신경과)의 강의는 응급실 환경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앱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어떻게 활용할지 등에 관한 허준녕 전문의의 생각을 기동훈 교수가 인터뷰했다.

 

Q. 대한응급의학회 2021 춘계학술대회에서 <임상의사가 AI로 구글 투자까지>라는 주제로 강의했는데, 그 내용은?

A. 작년에 군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코로나19에 관한 의사결정지원 플랫폼을 제작해 구글 및 KOICA에서 지원을 받았다. 의사결정지원 플랫폼의 유용성과 사용자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환자가 제공하는 데이터의 신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드렸다.

 

Q. 세계 첫 AI 코로나 앱을 개발했고, 관련 논문도 발표했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A. 코로나19 상황에서 초반에 사망률과 직접 연관 있었던 것은 환자 분류, 중증도 분류라고 할 수 있다. 80~90%의 환자가 경증환자로 분류되는 병이었기 때문에, 꼭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이걸 인공지능(AI)을 이용해 80~90%의 정확도로 판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내용이다. 중증도 분류 앱의 효용성부터 통계학적 모델, AI모델 등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한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으로 게재했다.

 

Q. 이 앱을 개발한 계기는? 앱 관련 공부는 어떻게 했는지?

A. 초등학생 때 미국에 있었는데,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에는 인터넷 보급이 비교적 잘 됐다. 인터넷은 생각보다 그 영향력이 컸다. 그런데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새벽 2시에 라이브를 봤는데, 놀라웠다. 말 그대로 혁명이었다. 그때부터 앱 공부를 본격적으로 독학하게 됐다.

 

Q. 개발한 코로나 앱이 중증환자와 경증환자를 신속히 구별할 수 있다고 들었다. AI일반 병실’ ‘중환자실갈 환자를 예측한다고 하는데, 이는 응급실 전문의에게도 중요한 부분이다. 응급실 전문의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A. 응급실 환경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응급실의 현재 수용 가능 환자가 10명인데, 갑자기 100명의 유 증상자가 왔다고 치자. 어떤 환자를 받아야 할지 트리아지(중증도 분류)를 잘해야 한다. 트리아지를 할 때 의사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겠지만, 인공지능의 판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AI 모델 결과를 알기 위해 의사가 하나하나 변수를 입력할 필요가 없고, 환자가 환자용 앱을 통해 입력하고 의사와 연동시키면 의사용 앱에서 결과를 받아보는 개념이다. 의사는 아무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AI 판단을 받아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다. 트리아지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코로나19 뿐 아니라 다른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다.

 

Q. 현재 코로나 앱이 해외에서도 많이 쓰이나?

A. 현재 KOICA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이 앱을 도입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이런 서비스가 가장 필요하다. 5~6월에 인도네시아와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의료인프라가 열악하지만, 모바일 헬스 쪽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당 지역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향후 계획 등을 말해달라.

A. 현재 두 가지 일을 새롭게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무료 eCRF(electronic Case Report Form·전자증례기록지) 도입과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개발 커뮤니티다.

첫 번째 무료 eCRF와 관련된 일이다. 현재 의료데이터를 모두 엑셀로 저장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의료데이터다. 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많은 모을 수 있도록 eCRF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임상연구에서 eCRF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eCRF 도입 초기에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다.

두 번째는 개발자 커뮤니티 만들려고 한다. 의사들이 앱을 만들거나 헬스케어 아이디어가 있을 때 개발 허들이 높아서 어렵다. 서로 도움을 주기 위해 무료로 강의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의를 개설해 52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우선은 앱 개발 강좌와 AI 강좌 이렇게 두 가지부터 시작한 뒤 차차 늘려나가겠다.

 

Q. 응급의학과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AI 기술이 처음에 위협적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코로나 때 사용해보면 나중에 이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의사들이 실수를 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다. AI가 의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뷰 : 기동훈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겸 메디스태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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