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련…의학교육학에 관심 많아

전문의 1차 자격시험을 끝마치고 나서 동기들이랑 문제를 풀어봤는데 틀린 것이 많아서 제가 수석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습니다. 찍은 게 운으로 많이 맞았던 것 같아요(하하). 전문의시험에 합격한 것만도 그저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한 160여명 중 전국 최고 성적으로 수석합격한 김인준(31) 서울대병원 전공의는 운()이 좋아 합격한 것 같다며 행운으로 돌렸다.

그는 전공의 수련하면서 근무할 때 여유가 생기면 전문의시험 준비를 하면서 궁금한 것을 찾아보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만 교과서를 다시 들여다봤다. 학회에서 강의했던 강의록이나 연수강좌를 많이 들은 것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고향이 부산인 김 전공의는 어렸을 때 꿈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부모님이 모두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있어 자연스럽게 컴퓨터에 관심이 커진 것. 그러나 어머니가 컴퓨터공학과만 빼고 다른 과에 가라고 한 부탁을 마음속에 새겼다.

고교에 진학한 뒤 진로를 어디로 정할지 고민했다. 그는 원래 문제 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그의 진로도 문제를 풀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하고 싶었다. 그중 보람되고 흥미로운 부분이 사람의 질병에 대한 의문을 풀거나 병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었다. 사람의 문제(질병)를 잘 풀 수 있는 곳이 의과대학일 것 같아 이곳으로 진로를 정했다.

응급의학과를 선택하게 된 배경도 이와 맥락이 비슷하다. 본과 3학년 때 응급실 실습을 돌다가 환자의 문제를 풀어가는 것과 관련이 많은 과가 응급의학과라고 생각했다. 환자가 응급실에 올 때는 병의 진단은 물론 재빠른 해결방법을 찾는 과정이며, 의사는 이를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여겼다. 다른 동기보다 더 빨리 과를 결정했고 지금도 응급의학과를 결정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아픈 부분을 빨리 찾아내고 이를 도와주는 과정이 응급의학과라고 간주한 것이다.

김 전공의는 올 상반기에 군의관으로 입대하고 하반기에는 결혼한다. 그 이후 군대에 있으면서 장래를 더 생각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전임의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아직 몇 년이나 남아 있어 구체적이진 않지만, 제대 이후 의학교육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 인턴들에게 뭔가 가르쳐주는 것이 재미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의학교육학을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서울대병원과 대한응급의학회에 감사한 마음이 있다. 작년 9월에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의국장(전공의 대표) 역할을 했었다. 그때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있었을 때다. 그때 고마웠던 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작년에 전공의들은 잘못된 의료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행동을 나섰습니다. 그때 전문의 선생님들이 전공의 없는 응급실을 힘들지만 지켜줬던 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또 대한응급의학회도 우리를 보호해주기 위해 성명서까지 발표했습니다. 전공의들을 수련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많이 해줬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김 전공의는 작게는 후배 전공의들을 잘 교육하고 보호해주며, 크게는 우리나라 응급의료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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