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는 돌아가신 분에게 드리는 가장 좋은 옷이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수의를 비단 등 고급 소재를 사용했다. 조선시대 중기까지는 평상시 입던 의복이나 혹은 새로 장만한 의복을 수의로 사용했고, 후기로 오면서 형태나 크기로 보아 염습의 용도로 수의를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반들은 관복(官服)을, 선비들은 심의(深衣·유학자들이 입던 겉옷)를, 서민들은 원삼(圓衫) 등의 혼례복을 수의로 사용했다. 수의의 형태는 생전 예복과 비슷한 옷으로 하며, 치수는 생전의 옷보다 크고 넉넉하게 만든다.
최근 장례가 점점 화장과 납골당으로 바뀜에 따라 수의 사용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수의는 부모의 환갑·진갑이 가까워지면 가정형편에 따라 수의를 지어두기도 했지만, 요즘은 미리 수의를 만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장례에서 수의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수의를 가정에서 직접 바느질해 준비하던 풍습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수의 사용 역사를 보면, 삼국시대의 왕족들 무덤에는 시신이 화려한 장신구와 함께 옷을 잘 입고 있었다. 그러나 일반 백성 무덤은 어떤 상황인지 알 수가 없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유교의 영향으로 매장이 일반화되면서 염습 후 삼베로 만든 수의를 입히는 것이 보편화됐다.
장례방법에 따라 수의를 선택하는 것이 달라질 수 있다. 매장일 경우는 흙과 함께 잘 분해될 수 있는 재질의 수의가 좋다. 수의 옷감은 빨리 썩는 것이 좋다고 해 모시나 삼베를 많이 사용한다. 이는 매장보다 화장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대부분의 장례를 병원이나 장례식장에서 치르는 장례제도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특히 삼베가 수의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삼베에는 강력한 항균·항취 기능과 흡수력이 있다. 삼베로 수의를 만들어 입히고 매장하면, 땅 속에서도 썩지 않고 그대로 건조, 밀착되는 특징이 있다. 삼베가 가지고 있는 성분 및 향이 들짐승과 벌레들을 막아줘 삼베 수의를 선호했다.
그런데 수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매장이 아닌 여러 형태의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어 수의도 다양해지고 있다. 수의는 그리 비싸지 않아도 된다. 화장의 경우 빈소에서 화장지까지만 잠깐 고인에게 입히고 없어지는 옷이므로 사실 재질은 크게 상관이 없다. 비싼 수의를 고인에게 입히고 싶은 것이 유족들의 희망이겠지만, 실용적 측면에서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금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삼베 수의는 거의 대부분 중국산이다. 고인에게 수의를 입히는 염 과정을 거치면 관에 고인을 모시고 못질을 해 고정하고, 매장할 때를 제외하고 화장을 하게 되면 다 타서 없어지고 고인의 유골 뼈만 남게 된다.
일부 상조회사에서 수의의 재질을 표시하지 않고 그냥 고급수의로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고가의 제품을 선택했다면, 어차피 구입자가 전문가가 아닌 이상 재질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다.
수의는 매장 시 썩지 않는 합성섬유만 아니면 크게 상관이 없으므로 가능한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굳이 수의의 재질을 확인하고 싶다면, 수의 일부를 잘라 태워보면 된다. 검은 연기가 나거나 나일론 타는 냄새가 나면 합성섬유라고 볼 수 있다.
수의는 고인이 되기 전에 보통 윤달이 든 해에 미리 장만했다. 미처 만들지 못했다면, 고인이 되면 유족들이 바로 베를 사다가 상갓집에서 염(殮)을 하기 전까지 만들었다.
수의는 고인의 사체를 옷으로 가리고 감쌈으로써 뒤틀리거나 부패하지 않게 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목적이었다. 흔히 수의 선물은 효도 선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비싼 수의를 무리해 구매하기 보다는 부모님 살아생전에 자식의 도리를 다 하는 것이 더 효도다.
<도움말=전국공무원상조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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