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8윌 23일 저녁 7시, 발트 3국 국민들이 일시에 거리로 쏟아져 나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에스토니아 탈린까지 620km나 되는 거대한 '인간 띠'를 이루었다. 그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자유와 독립을 외쳤다. 다음 해인 1990년 리투아니아를 시작으로 1991년까지 세 나라는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해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길었던 '인간 띠의 행렬<발트의 길>'에 전 세계는 주목했고, 소련은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자전거 여행가인 차백성씨(65)씨가 광복을 축하하고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발트 3개국 자전거투어 행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주)새빛에듀넷 관계자는 17일 "광복 70주년 기념과 남북통일 기원을 위해 차씨가 45일 동안 발트 3개국 자전거 순회 여행을 2주전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발트 3국은 발틱해 남동쪽의 해안에 위치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세 나라를 총칭하는 말이다. 

차씨는 15년 째 자전거를 타고, 10만km 이상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을 누비고 있는 자전거 여행가이다. 이번에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인간 띠를 이뤄 독립을 쟁취했던 나라가 있는 발칸반도로 여행지를 선택했다.

두 바퀴에 의지해 발트 3국의 독립 시발점이 되었던 620여km 인간 띠의 시작점인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의 대성당 광장에서 첫 페달을 밟았다. 광복이 된 1945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45일 일정으로 인간 띠를 형성했던 역사적 현장을 자전거로 순회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차씨는 향후에도 자전거로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다.

차씨는 독일월드컵대회 때 한국국가대표팀의 승리 기원을 위해 터키에서 알프스를 넘어 우리나라 팀 경기가 있었던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까지 2006㎞를 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차씨는 "광복 70년을 맞은 대한민국의 좌표가 중요하며, 남과 북이 무력으로 감정적으로 충돌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며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차원에서 자전거 투어를 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대우건설 공채 1기로 입사해 상무이사 등을 지내다 49세 때인 2000년 12월 퇴직한 뒤 자전거 여행가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자전거 여행기인 '유럽로드','아메리카로드','재팬로드'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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