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한국농업아카데미 단장

최근 ‘치유농업(Agro-heal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농업의 다양한 가치를 살리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치유농업은 농업, 농촌자원 등을 활용해 국민의 심리적, 사회적, 인지적, 신체적 건강을 위한 치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 및 활동을 말합니다. 작물을 기르는 과정 등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농업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치유농업이란 단어가 생소합니다. 화초 물주기, 원예치료, 동물 매개치료 등 일부에만 적용하고 있어 걸음마 단계입니다. 농업을 중심으로 치유 활동 혹은 논의에 종합적으로 접근한 교육 등은 매우 미진한 상태입니다.

이럴 때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해 화성시에서 농촌체험 농장을 운영 중인 19명의 농업인이 다양한 치유농업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기 위해 만든 화성시 치유농업연구회의 창립은 시의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우리 농업의 도약을 위한 위대한 발걸음이었습니다.

화성시 치유농업연구회의 창립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령의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지속해 펼치고 있어 감사하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치유농업이 유럽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현재 1조6,0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 국내 산업 규모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치유농업이 농업을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것입니다.

치유농업은 농촌을 포함한 대자연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마음의 여유도 되찾아줄 것입니다. 수동적으로 자연을 경험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자연 안에서 활동에 참여했을 때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농업의 다원적 가치와 기능을 활용해 농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국내 농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노령 인구에다 경지 규모도 대부분 영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규모 농가나 노령 농가들이 치유농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운영한다면,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치유농업의 발전 가능성이 큰 만큼 화성시 농업인을 중심으로 치유농업의 발전과 확장을 기대합니다. 지역의 실정과 특색에 맞게 농업에 재정립한다면,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화성시 치유농업연구회가 적극 나서 치유농업을 6차 산업과 농촌관광의 새로운 모델로 만들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치유농업은 생명에 대한 소중함, 내가 키웠다는 소유의식, 무언가를 돌보는 사람이 된다는 자존감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농업은 먹거리만 생산하는 1차산업이 아닙니다. 연구회가 치유농업을 통해 삭막한 사회를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고, 농민들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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