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 김정민의 첫 정규앨범 박녹주제 흥보가 완창이 소니 클래식 레이블로 두 장의 음반에 담겨 나왔다. 이번 녹음에서 명창 김정민은 매일 반복적으로 완창 연습을 이어온 덕에 단 한 번의 녹음으로 3시간의 음반 러닝타임을 꽉 채울 수 있었다.
김정민은 완창 흥보가를 통해 흥보·놀보 등 15명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명창 김정민은 창본집 기준 65페이지 분량의 가사를 3시간에 걸쳐 프롬프터 없이 완성해냈다.
글자 수로 따지면 3만2764자에 이르지만, 그것이 가락 위에 얹어지면 한 분절음이 5~6개로 미분 되는 경우도 있어, 그 자수는 엿가락처럼 늘어나게 마련이다. 글자 수 기준으로 보면 명창 김정민은 1초당 약 3분절음을 속사포로 쏟아낸 것이다.
이 음반에는 39년 간 한 길만 걸어온 명창 김정민의 소리가 오롯이 담겼다. 고수에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인 이태백 목원대 교수가 북장단과 추임새로 북돋았다.
김정민은 국가무형문화재 보호재단 풍류극장,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창원 문화재단 성산아트홀, 창원 문화재단 성산아트홀 등 공식적인 무대에서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흥보가를 완창했다.
체코슬로바키아 세계연극제에서는 모노드라마 대상을 수상했다. 김정민의 소리에 대해 해외에서는 ‘오페라식 전통 판소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민은 뉴욕카네기홀과 호주 오페라하우스에서도 판소리를 공연했다. 사설내용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인에게도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판소리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다.
김정민은 고(故) 박송희 문하에서 판소리를 익혔다. 거슬러 올라가 뿌리는 박송희 명창의 스승 박녹주다. 박녹주, 박송희, 김정민 여성명창 삼대의 계보가 이어졌다. 저 멀리 송흥록이란 명창의 ‘동편제’를 가슴에 품고, 올곧게 계보를 이어가는 ‘우리 시대의 명창’이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건 바로 ‘흥보가’다.

저작권자 © 마이스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